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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으로 만나는 한국의 대표 문인③ 최인호

by 스마트시티

최인호 작가가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3년이 흘렀습니다. <별들의 고향> <상도> <겨울 나그네> <잃어버린 왕국> 등 대중을 사로잡은 수많은 소설과 시나리오를 통해 영원한 청년작가로 기억되고 있는 최인호. 우리는 그의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고뇌와 아픔에 공감하며 함께 성장했습니다. 2008년 발병한 침샘암으로 투병한 최인호 작가는 끈질긴 병마의 고통 속에서도 손에서 만년필을 놓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작가로 살다 별들의 고향으로 떠났습니다. 그렇게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는 그의 작품을 통해 영원히 늙지 않는 청년 최인호를 만날 수 있습니다.

 

“피어나지 않으면 꽃이 아니고, 노래 부르지 않으면 새가 아니듯, 글을 쓰지 않으면 나는 더 이상 작가가 아니다.”- 작가 최인호

 

 

영원한 청년 최인호, 그를 기억하다(1945~2013)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최인호 작가. 1945년 서울에서 3남 3녀 중 차남으로 출생한 최인호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해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이후 1973년 조선일보에 소설 <별들의 고향>을 연재했고, <술꾼> <타인의 방> <병정놀이> 등을 통해 산업화의 과정에 접어들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변동 속에서 왜곡된 개인의 삶을 묘사했습니다.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으로 우뚝 선 작가는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일간지와 여성지 등을 통해 <적도의 꽃> <고래 사냥> <겨울 나그네> <잃어버린 왕국> 등 장편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현대인의 시대적 아픔을 대중적인 이야기로 깊게 파고듦으로써 최인호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소설과 시나리오, 영화와 연극, 역사와 종교까지, 분야의 벽을 허물고 우리에게 다가왔던 작가. 끝까지 작가로 살고자 했던 그는 투병 중에도 여러 작품을 발표했지만, 끝내 암을 이기지 못하고 2013년 9월 25일 향년 68세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최인호 문학의 시작과 끝 <별들의 고향>

여백/2013(초판 1973)

 

“이제야 비로소 나는 젊은 시절에 내가 창조했던 여인 경아를 정면으로 마주본다. 스물일곱 살의 나이로 죽은 경아. 죽어서 자신의 소원대로 청산 가는 나비가 되어 훨훨훨 나래를 치면서 날아 가버린 경아, 경아야말로 지금은 흘러가서 다시는 오지 못할 내 청춘의 초상인 것이다.”

 

최인호에게 ‘영원한 청년작가’라는 타이틀을 선사한 작품. 문학을 넘어 우리나라 문화계 전체의 지형도를 바꾼 한국문학의 축복이라는 평가를 받는 <별들의 고향>은 최인호의 첫 장편데뷔작이자 최인호 문학의 정수가 담긴 대표작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운명처럼 여러 남자를 거치게 되는 경아라는 여자를 통해 1970년대의 여성상과 성 풍속도를 그려냅니다. 또한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팽배해진 물신주의와 군사독재로 대변되는 경직된 사회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젊은이들의 허무와 방황을 이야기합니다.
1973년 28살의 어린 나이에 조선일보에 연재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며, 단행본으로 출판 후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또 얼마 뒤에는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크게 인기를 모은 <별들의 고향>. 거장 최인호의 문학 여정에 별처럼 빛나는 이정표로 남아 있는 그 푸르고 깊은 감성을 만나보세요.
 


상도란 곧 사람의 길 <상도>

여백/2013(초판 2000)

 

“임상옥은 아비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 이야기를 들었다.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며, 따라서 신용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인 것이다.’ 장사는 곧 사람이며, 사람이 곧 장사라는 상도에 있어서는 제1조는 임상옥이 평생을 통해 지켜나간 금과옥조였던 것이다.”

 

진정한 상인정신이란 무엇인가. 부에 대한 관념과 가치는 무엇인가. <상도>는 이런 물음들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임상옥이라는 조선 후기의 무역상인의 이야기를 통해 답을 제시해줍니다. 임상옥은 일개점원에서 동양 최고의 거상이 된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무역왕이자 죽기 직전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대기업 총수들이 가장 많이 꼽은 우리 시대 필독서 등 화려한 수식어와 찬사 속에 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던 <상도>. 어떻게 돈을 벌고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며, 단순한 돈을 넘어 인생에 대한 철학까지도 배울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묘한 단어 <가족>

샘터사/2009

 

“우리가 가정을 통해 진심으로 배워야 할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올바로 사랑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 사랑하는 방법을 올바로 배워나갈 때 비로소 우리의 집은 꽃 피고 새 우는 지상의 낙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월간 <샘터>에 1975년 9월 연재를 시작해, 2009년 10월 402회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한 연작소설 <가족>. 35년 6개월 간 연재된 국내 잡지 역사상 최장수 연재소설이 <가족 앞모습>과 <가족 뒷모습>, 2권의 책으로 묶였습니다.
이 책은 최인호 작가와 그 가족, 그리고 주변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한 작가의 일기와 같은 글입니다. 또한 작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넘어 우리 사회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비춰 주는 거울처럼 훈훈한 감동을 주며 가장 평범하고 단순한 일상 속 범상치 않은 감동과 고뇌가 잘 담겨 있는 ‘한국의 현대생활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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