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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야기/행복나눔 스토리

엄마에서 이중언어 강사로! 결혼이민여성을 만나다

by 스마트시티


결혼이민여성 이중언어 강사 양성 일자리 창출사업. 이 사업은 뛰어난 모국어 역량과 교육자 자질을 갖춘 결혼이민여성들이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 등에서 이중언어 강사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협약식 체결 이후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이민여성들이 올해 초부터 교단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데요. 두 명의 이중언어 강사를 직접 만났습니다.



-올해 초부터 이중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고요.

석적에 있는 장곡초등학교에서 올해 3월부터 이중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저의 경우, 학생들과 성인수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학부모와 선생님들에게는 베트남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은 30명 정도, 성인은 10명 정도 제 수업을 듣고 있어요. 학생들은 어머니가 베트남 사람인 경우가 많고, 성인들은 베트남어를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수업을 듣는 분들이 많아요. 배워두면 쓰일 곳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거죠. 


-수업을 진행하면서 부딪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성인반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르치면 어느 정도 이해하고 따라오는 편인데, 사실 초등학생들의 경우는 아이들이 베트남어도 모르고 한국어도 서툴기 때문에 쉽게 진행이 되지 않아요. 아무래도 집중력도 떨어지고, 그래서 어려움이 좀 있었어요. 그런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왜 베트남어를 공부해야 하는지 학습동기를 부여해주는 편이에요. 한국에 살고 있지만 친척을 만나러 베트남에 갈 수 있고, 또 이중언어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능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차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죠. 조금씩 베트남어에 흥미를 가지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열심히 배우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베트남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구미로 취업을 하셨다고요.

그렇죠. 베트남에서 금녀의 영역인 전기공업을 전공했는데 대학 졸업 후 취직을 구미로 하게 됐어요. 22살에 구미에 왔는데, 여기서 남편을 만나게 됐죠. 2009년에 결혼해서 지금은 5살 아들과 지금 둘째를 임신 중이에요. 한국에 와보니 공부를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첫째 아들을 봐달라고 베트남에 계신 부모님께 부탁하고, 저는 구미대학 호텔관광과에서 2년간 공부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공부에 대한 의욕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여러 분야의 일을 배우는 게 즐겁더라고요. 구미대학을 졸업한 후 구미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강의를 시작했죠. 그렇게 인연이 이어져서 이번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거고요.


-어떻게 이중언어 강사로 활약하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사실 남편 혼자서 가정을 책임지던 시대는 지났다고 봐요. 최근에는 여성들의 활약이 커지고 있고, 저 역시 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었습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라고 남들의 시선에 위축될까 걱정이 많았죠. 그래서 우리 아이가 당당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베트남어 강사로서 저의 장점은 원어민만이 가질 수 있는 뛰어난 언어능력이에요. 베트남어만큼은 한국에 있는 누구보다 잘하지 않겠어요? 이런 강점을 살려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중언어를 가르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16년 1월 20일 경북도청에서 진행된 2016 결혼이민여성 이중언어 강사 양성 일자리 창출사업 

협약식과 1월 29일 선산청소년수련원에서 진행된 결혼이민여성 이중언어 강사 양성캠프 모습.





-결혼이민여성 일자리 창출사업의 1기 생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저는 상모초등학교에서 3월부터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2학년부터 6학년까지 15명 정도를 가르치고 있는데요. 이번 사업으로는 7월 말부터 진평초등학교에 배정돼 학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긴장이 많이 되는데요. 아무래도 저희가 첫 기수이기 때문에 이번에 잘해야 다음 기수가 이어질 것 같고,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학교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잘 해내서 앞으로 더 많은 이민여성들이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중국어는 시작은 어려워도 배울수록 쉬워진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중국어를 배우려면 우선 읽는 법인 ‘병음’을 먼저 배워야 합니다. 언어는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가장 먼저이기 때문인데요. 읽기가 선행되고 이후 글자를 배우게 됩니다. 병음과 성조, 한자 등등 다들 중국어는 어렵다고 말하는데요. 그러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점은 배우면 배울수록 쉬운 게 중국어라는 겁니다. 가르치다보면 처음부터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고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 친구들이 이제 조금씩 중국어가 재미있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에는 아이들과 중국어로 약간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진짜 열심히 가르치니깐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는구나. 보람을 많이 느끼게 된 순간이었어요.



-수업을 신청하는 이들이 많아서 여러 개 반을 편성하게 되었다고요.

중국어는 영어만큼이나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요. 그래서 다문화가정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배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진평초등학교에서는 1학년 30명, 2학년 30명이 신청해 정원이 꽉 찼어요. 일주일에 2번, 2시간씩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이 많아서 4개 반으로 나눠 진행할 예정입니다. 언어는 어렸을 때 배울수록 접근이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초등학교 학생들이 뭘 알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르쳐보면 고학년보다 저학년 학생들이 학습효과가 더 뛰어나요. 어렸을 때 기초를 튼튼히 해주면 관심이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 학습을 하면서 좀 더 유창한 중국어를 할 수 있게 되고요. 


-가르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어떤 점 인가요? 

아이들을 친구처럼 대한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사실 무슨 일이든 억지로 하면 효과가 떨어지잖아요. 저도 아이들이 하나라도 더 배웠으면,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기업에서 회사원을 대상으로 강의도 나가는데, 저의 목표는 쉽고 재미있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강사가 되는 거예요. 하나를 배우더라도 즐겁게 하는 게 가장 기억에 남고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주여성들의 활발한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 삼성 스마트시티는 ‘2016 결혼이민여성 이중언어 강사 양성 일자리 창출 사업’의 후원 기관으로서 결혼이민여성들의 활발한 사회활동 및 초등학생들의 다양한 방과 후 활동에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시행 첫해인 올해, 총 43명의 이중언어 강사가 양성되어 각 지역의 학교 및 교육기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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